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내려 앉은 듯한 고요함을 두른 밀레시안.
그럼에도 자연스레 시선을 잡아 끄는 존재감이 어쩐지 이질적이다.
가만히 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곧 무던한 자색 눈동자가 나를 향해 움직인다.
쉬이 입을 열진 않지만 자리를 피하지 않는 것이 다정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
(밀레시안은 얘기를 그만 하고 싶은 눈치다.)할 얘기가 없는걸….그런 것보다 네 얘기가 듣고 싶어.
…별로 그런 거에 밝은 편이 아니어서.
… … ….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이 없는 주제야….
다른 사람들이 가르쳐 주는 건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생각해.내 기억은 그렇지 않은 것 같지만.
너… 누구였더라?미안. 잘 모르겠어.…내 이름을 알고 있어? 만난 적이 있던가….
어느 마을에 가나 서점은 있었던 것도 같아. 잘 기억은 안 나지만.조용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라고 생각해.
… ….그런 게 정말 낙원일까? 나는 잘 모르겠어.
이거 말하는 거야?그냥 이것저것 메모하기도 하고, 일기를 적기도 해.이게 없으면 곤란할 때가 많거든.이 수첩도 거의 다 채워서 슬슬 새 걸로 바꿔야 될 거 같아. 하루에 몇 장 씩이나 적으니까 금방 다 써버려.
글쎄… ….
무덤덤하다. 크게 모난 곳 없이 사람들 사이에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딱히 외향적이지는 않으며, 자기 기준이 확고하여 선을 긋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하지만 호기심이 있어 처음 보는 상황이나 인물, 지식에는 꽤 관심을 보인다.남을 선뜻 돕는 성격은 아니나 동정심이나 정이 많아 거절을 잘 하지 못해 일을 도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 할 사람이 없으면 어쩔 수 없지… 정도의 입장.그렇다 하게 착하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는 성격이지만 이러나 저러나 밀레시안이다 보니 필멸자의 입장에서 잘 생각하질 못해 오해를 빚게 될 때도 있다.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경우는 많이 없으나 가까운 거리감을 가진 이들과 함께 있을 때는 평소보다 표정이 다양해진다.
이마를 거의 덮는 흑발에 자안, 입가에 점이 있다.
본인의 외모에 크게 관심이 없어 소울 스트림에 처음 왔을 때의 모습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죽거나 다쳐서 환생을 하게 되어도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 모습이나 나이는 전부 유지한다.따뜻해 보이는 귀마개를 항상 착용하고 다니는데, 엘프인 탓인지 특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청력이 뛰어나게 좋아 듣기 싫은 소리까지 들리게 되는 탓에 소음을 조금 줄여보려고 끼고 다니는 중.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초면에는 대부분 이름, 존댓말을 사용하지만 조금 사이가 가까워지면 허락해 줬을 경우 반말을 쓰기도 한다. 형, 누나, 동생…… 등등 호칭은 불러 달라는 대로 불러주는 편.